▲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가 24일 오후 개최한 2015년도 제1차 공개사례회의 전경.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 이를 신체적으로 제지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인권침해로 불거져 법정공방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 발달장애인 인권을 보장하면서 종사자 인권까지 보장되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24일 2015년도 제1차 공개사례회의 ‘발달장애인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열어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도전적 행동이란 일상생활에서 발달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자해 등 문화적 용인이 되지 않는 행동을 뜻한다.
주로 문제행동이나 과잉행동이라는 용어로 사용돼 왔지만 불만이 있는 상황에 대한 하나의 의사표현이라는 보다 긍정적인 의미로 일부 도전적 행동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교남소망의 집 황규인 원장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시 신체적 개입에서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사회적 용인된 방식 중요
이날 교남소망의 집 황규인 원장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법을 어떻게 서비스로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물파손, 폭행 등의 도전적 행동을 했을 경우 개인별로 짧게 강하게 최후의 수단으로 단계를 나눠 제공하되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황 원장은 “종사자는 사회적 용인된 서비스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되 기록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면서 “대부분 기관에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다보니 반복해서 적는 것을 힘들어하는데 도전적인 행동을 보일 때마다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꾸준히 기록해 개입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해나 타해를 막기 위해 벽이나 바닥이 푹신푹신하게 돼 있어 부딪혀도 다치지 않는 등의 공간을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복용에 대한 고려 있어야
경기도 장애인주·단기보호시설 황유신 협회장은 “우리 시설의 경우에도 자해를 하는 발달장애인이 있다. 현장에서 어떻게 개입을 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황 협회장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우 언어적으로 개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벽에 머리를 박는다던지 자해를 하게 되면 머리에 금이 갈 수도 있고 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해든 타해든 약물적 접근이 필수 불가결하게 들어가게 되는데 약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 경기도 장애인주·단기보호시설 황유신 협회장은 약물복용과 CCTV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에이블뉴스
이어 “선생님들이 약물복용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없는 경우도 있고, 부모들이 약물 때문에 우리 아이의 인지나 기능이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하지 우려와 걱정도 많은 상황”이라고 현실을 전했다.
황 회장은 “요새 약물이 옛날처럼 부작용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알고 올바르게 처방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면서도 “약물은 어디까지나 약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다 시도해보고 복용하도록 해야한다. 덥석 약부터 먹이면 안된다”고 신중히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인 백미옥 씨도 “사춘기 이후 자신과 타인을 위해 필요에 따라 적정하게 약물을 복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공감을 나타낸 뒤 “발달장애의 경우 원인이 없기 때문에 꼭 맞는 약이라는 건 없지만 전문가와 상의해서 꼭 맞는 약물을 찾고 행동이 저하되면 서서히 끊어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논란 CCTV 긍정적인 효과도 있어
특히 인권침해 논란이 분분한 CCTV에 대해서는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의 원인을 찾고 부모님을 이해시키데 도움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황 협회장은 “어느 날인가 시설에서 발달장애인이 옆에 친구를 때렸다. 주위 선생님들 깜짝 놀라 분리시키고 CCTV를 돌려봤다”면서 “자신의 사물함을 만지자 기분 나쁘니까 눈치 보다가 선생님 안보니까 때린 것으로, 각기 다른 특성의 행동을 놓칠 수 있는데 CCTV로 원인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식당 주방에서 발달장애인이 열 소독기에 부딪혀 머리를 다친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넘어진 것 못 봤던 적도 있다”면서 “주간보호 선생님 혼자 여러명을 먹이고 입히고 화장실까지 데려가야 하다보니 순간적으로 한 행동을 못 볼 수 있다. CCTV를 돌려봤는데 이 친구가 처음으로 간질을 하며 뒤로 가다가 다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협회장은 “이럴 경우 이해하는 부모님도 있지만 아이를 어떻게 돌봤길래 다치게 한거냐며 분노를 표출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CCTV가 있어 상황이 명확히 정리됐다”면서 “이후 부모에게는 녹화된 것 제공하며 상황이 정리됐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한 원인을 찾고 부모님을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성공회대 이호선 사회복지연구원은 도전적 행동의 대처를 위한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이블뉴스